할리우드 감독별 주요 작품 리뷰/마틴 스코세시

<좋은 친구들> 마피아의 로망과 품위, 서로간의 의리 따위는 전혀 없는 그냥 개양아치들의 인생사

로더리고 2025. 7. 22. 17:55


좋은 친구들 Goodfellas , 1990 제작

미국 | 범죄 외 | 1991.02.14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46분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레이 리오타, 조 페시, 로레인 브라코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중 하나인 마틴 스코세시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이자 영원한 동반자 로버트 드 니로가 만든 그들의 최고작 중 하나로 꼽히는 걸작 갱스터 영화입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페르소나> 참고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니라 갱스터 장르에 대한 신화를 벗겨내고, 범죄의 일상성과 도덕적 파국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미국 자본주의와 욕망의 지형 속에서 윤리의 경계를 지우는 인물들의 초상을 담아낸 냉철한 사회학적 고발입니다.

 


 
아일랜드계 이탈리아인 헨리 힐(레이 리오타)와 토미(조 페시)는 열 세살에 마피아에 입문해 갱인 지미(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트럭이나 공항 화물을 훔치는 일을 한다. 결혼 후에도 마피아 생활을 계속하는 헨리는 이제 조직에서도 안정된 위치와 경제적 여유를 갖는다. 어느날 헨리는 지미와 함께 폴리의 마약 심부름을 하다 FBI의 추적을 받고 체포되지만 곧 풀려난다.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헨리와 지미는 공항터미널 사건을 모의해 현금 6백만 달러라는 엄청한 돈을 훔친다.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혈안이 된 지미는 모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죽이고, 토미는 마피아 조직에 가담했다가 살해당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헨리마저 마약거래로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는데...

 

 


실화인 에어프랑스 도난사건과 루프트한자 강탈 사건이 바탕이며 마피아를 소재로 했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아일랜드 혈통인 주인공 헨리(레이 리오타 분)와 완전 아일랜드 혈통 지미(로버트 드 니로 분)는 순수 이탈리아 혈통만 받는 마피아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식 단원은 아닌 준 조직원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이런 상황이 점점 반복되고 심해지는 악행으로 결국 막장으로 치닫게 되고 서로 배신하고 살해하는 내용입니다.

 

 

 

<좋은 친구들>은 갱스터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대부>에 비견되는데 잔혹하고 치졸한 갱스터의 세계를 여과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대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며 마피아의 로망과 품위, 서로간의 의리 따위는 전혀 없는 그냥 개양아치들의 인생사를 그려냈습니다.

 

마피아를 낭만적으로 그렸던 전작들 특히 <대부>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미학을 지향하며 스코세시는 '갱스터 영화'라는 장르적 틀을 이용하되, 그 틀 안에서 허구의 신화를 부수고, 범죄의 세계를 일상성과 리얼리즘의 언어로 재구성합니다.

 

주인공 헨리 힐(레이 리오타)은 이상화된 권력자도, 도덕적 딜레마를 앓는 영웅도 아니며 단지 “존경받고 싶었던 소년”일 뿐입다. 영화는 바로 이 단순한 욕망 '존경받는 인생'이 어떻게 부패하고, 타락하며, 결국 자멸로 이어지는지를 건조하고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대부> 리뷰 참고
 

<대부 2> 리뷰 참고

 

 

 

 

스코세시는 이 작품에서 영화적 문법의 혁신을 선보입니다.

 

아카데미 편집상을 최다 수상한 베테랑 편집자이며,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마틴 스코세시의 전담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셀마 슈운메이커의 명징한 편집은 장면마다의 템포를 극적으로 조율하며, 영화의 정서적 파형을 직조합니다. 특히 후반부 헨리 힐이 마약과 불안에 휩싸여 하루를 보내는 시퀀스는, 다층적인 시점과 촘촘한 컷 구성, 강박적인 사운드트랙이 어우러져 한 인간의 내면적 붕괴를 시청각적으로 압축해냅니다.

 

카메라는 종종 인물과 동행하거나, 그들의 시선을 빙글빙글 돌며 따라가는데 이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범죄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공모자로서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헨리가 캐런과 함께 주방 뒤편에서 클럽으로 들어가는 롱테이크이며 이 장면은 단지 기술적 성취가 아닌, 권력의 뒷문을 상징하는 일종의 시각적 은유이기도 합니다.

 

 

 

조 페시는 이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남깁니다.

 

그의 토미는 충동과 광기로 응축된 존재이며, 폭력이 일상 언어처럼 작동하는 인물이며 단순한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미국의 왜곡된 남성성의 극단입니다. 조 페시는 다혈질적이고 예측 불가능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최애 캐릭터 역할을 미친 연기력으로 소화했고 제6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수상시 조 페시의 짧은 수상 소감으로 유명한데 "It's my privilege, thank you."만 하고 바로 퇴장했는데 진짜 받을 줄 몰라서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화사 역대 최고의 배우 로버트 드 니로는 영화 내내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그 중간에서 모든 것을 계산하는 자이자, 시대의 균열 속에서 이탈자를 제거하는 냉정한 조율자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 전기> 참고

 

 

 

당시 무명이었던 故 레이 리오타는 주인공이자 화자 역으로 위에 언급된 레전드 배우들 못지않는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레이 리오타의 헨리는, 욕망에 의해 움직이지만 그 욕망의 방향을 끝내 통제하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결코 ‘권력자’가 되지 못하며, 결국 ‘보통 사람’으로의 추락을 통해 마피아 신화의 껍질을 완전히 벗깁니다. 

 

 

 

영화는 전통적인 오리지널 스코어 대신,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대중 음악을 절묘하게 삽입함으로써, 시대적 분위기와 인물의 내면을 동시에 환기시키며 에릭 클랩튼의 'Layla’'가 흐르며 조직의 시체들이 하나둘 발견되는 장면은, 음악과 영상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러니와 미학적 충격을 극단까지 밀어붙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서, 각 장면의 정서를 ‘외화(外化)’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음악은 종종 인물의 심리와 어긋난다. 그것이 바로 영화의 핵심인 공허함, 무감각, 잔혹함 속의 무기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스콜세지가 좋아하는 롤링 스톤스의 곡들이 많이 실린 음악도 높은 평가를 받는데 시대풍을 잘 살린 흥겨운 팝송들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습니다.


<좋은 친구들> OST

 

'Gimme Shelter' By rolling stones

 

 

<좋은 친구들> OST

 

'Rags To Riches' by Tony Bennett

 

흥겨움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이 작품 OST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원제인 <Goodfellas>는 카포 아래의 마피아 조직원을 뜻하는 은어로 본래는 같은 의미이자 원작 논픽션의 제목이기도 한 <Wiseguy>를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브라이언 드 팔마의 1986년작 'Wise Guys'와 이름이 겹쳐 현재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상영시간 146분 중 1분에 두 번 꼴로 'fuck'이 나오는 'fuck'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헨리 힐과 그의 보스 폴리와 같이 감옥에 갔던 비니라는 인물과 토미의 어머니로 나온 사람은 사실 마틴 스콜세지의 아버지인 찰스 스콜세지와 어머니인 캐서린 스콜세지인데 이전부터 스콜세지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습니다.

 

 


<좋은 친구들> 오프닝 장면

죽은줄 알았던 배신자를 다시 한 번 망설임없이 처리ㅎ하고 흘러나오는 토니 베넷의 경쾌한 노래 'Rags to riches'는 주인공들의 잔인성을 더욱 부과시켜주고 동시에 희석시켜주는 인상적인 오프닝 장면입니다.

 


<좋은 친구들> 최고의 명장면

"As far back as I can remember, I've always wanted to be a gangster."
"내가 처음 기억하던 그 순간부터, 나는 언제나 갱스터가 되고 싶었다."
 
이 영화가 헨리 힐이라는 인물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상징하며 평범한 삶을 거부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대사입니다.

 

 

 

<좋은 친구들>은 범죄 영화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사회의 욕망 구조를 해부하는 사회적 리얼리즘의 정수입니다. 이 영화는 폭력을 단지 자극적 장치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일상이 어떻게 병들고, 인간성이 어떻게 가차 없이 무너지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나는 항상 갱스터가 되고 싶었다”는 영화의 첫 대사는 단지 한 인물의 개인적 욕망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환상 그 자체이다. 그리고 이 환상의 끝에는 언제나 배신, 고립, 그리고 참혹한 공허함만이 남습니다.

 

 


 
 

 


<로더리고의 영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