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추억의 명화 리뷰/80년대

<칼라 퍼플> 아카데미가 노골적으로 외면한 스필버그의 첫 걸작 휴먼 드라마

로더리고 2025. 7. 6. 06:00

 

칼라 퍼플 The Color Purple , 1985 제작
 
미국 | 드라마 | 1986.10.18 개봉 | 15세이상 관람가 | 152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우피 골드버그, 대니 글로버, 아돌프 시저, 마가렛 에이버리
 

 

 

 
1983년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미국 흑인 여성 작가인 앨리스 워커의 편지 형태로 쓰여진 소설을 기반으로

칼라 퍼플의 저자 앨리스 워커

 

영화사 역대 최고의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시스터 액트>의 우피 골드버그와 <리쎌 웨폰>의 대니 글로버가 주연을, 그래미상 80회 후보 지명되어 28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가 음악을 맡은 스필버그의 필모그래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블록버스터적 상상력과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닌 스필버그의 첫 걸작 휴먼 드라마입니다.
 
<시스터 액트> 리뷰 참고
 
<리쎌 웨폰> 리뷰 참고
 

우피와 스필버그

 

20세기 초 미국 남부에 사는 흑인 여성이 억압되고 희망없는 나날속에서 한 줄기 위로를 발견하고 주변인들과 함께 서로 치유하며 나아가는 삶을 그려냈고  꺼지지 않는 존엄성과 인간애를 조명하며, 오늘날까지도 강한 울림을 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착한 천성의 셀리(우피 골드버그)는 열네 살 때 의붓 아버지의 아이를 둘이나 낳는다. 셀리의 유일한 낙은 두 살 아래 여동생 네티(아코슈 부시아)와 서로 의지하며 다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던 중 미스터(대니 글로버)라는 남자가 네티에게 청혼을 한다. 그러나 의붓 아버지는 네티가 너무 어리다며 대신 셀리를 데려가라고 한다. 셀리는 미스터의 아내가 되나, 미스터의 전처가 낳은 아이들과 미스터의 난폭한 성격 때문에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데...

 

 

 

침묵에서 피어난 목소리, 그리고 치유의 색깔

 

 

<칼라 퍼플>은 단순한 고난의 서사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가부장제와 인종차별, 성적 억압이라는 삼중의 억압 아래 살아가는 셀리(Celie)라는 여성의 내면 성장기이자 자아 회복의 서사로 읽힙니다.

 

착한 천성의 셀리(우피 골드버그)는 열네 살 때 의붓 아버지의 아이를 둘이나 낳게 되고 그녀의 유일한 낙은 두 살 아래 여동생 네티(아코슈 부시아)와 서로 의지하며 다정하게 살아가는 것이지만

 

미스터(대니 글로버)라는 남자가 네티에게 청혼을 하지만 의붓 아버지는 네티가 너무 어리다며 대신 셀리를 데려가라고 하고

 

셀리는 미스터의 아내가 되나, 미스터의 전처가 낳은 아이들과 미스터의 난폭한 성격 때문에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도적 노예제가 폐지되어 미국 흑인들에게 자유를 선사했지만 흑인 여성과 아동의 노예화를 부추긴 가부장이라는 최악의 족쇄는 1900년대 초반 흑인 가정속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었고

 

그 질곡으로부터 남성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아이러니가 함께 존재했지만 주인공 여성의 삶으로부터 파생된 긍정적이고 강인한 생명력과 자매애를 통한 주체성 발견 등을 통해

 

이 모든 상처와 아픔을 아우르는 휴머니즘의 근본을 상기시켜 주는 작품입니다.

 

셀리는 삶의 대부분을 침묵 속에서 보내지만, 

 

타인과의 관계, 특히 그녀에게 사랑과 자유를 가르쳐준 슈그 에이버리(Sugh Avery)를 통해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게 되고 강인해집니다.




노예에서 해방되었지만,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야만 했던 흑인 여성의 학대와 억눌린 삶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흑인과 여성에 대한 편견과 그것이 편견인지도 모르는 채 그 속에 안주하면서 상처받고 좌절했던 그녀들이 다시 일어나는 모습은 커다란 감동을 주었고

 

함께 고통받고 안타까워했던 관객들도 상처가 치유됨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스필버그는 감정을 과도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정서의 흐름을 탁월하게 포착합니다.

 

특히 조지아의 들판, 햇살, 안개 속 풍경 등은 인물들의 감정 상태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감정의 서사를 시각적 이미지로 환원하는 데 성공합니다.

 

또한 퀸시 존스의 음악은 영화의 정서적 리듬을 유려하게 이끌어가며, 가스펠과 블루스, 아프리카 전통음악의 요소를 조화롭게 사용하여 흑인 공동체의 영혼과 저항의 정서를 담아냅니다.

 

<칼라 퍼플> OST

 

'God Is Trying To Tell You Something'

 

 

'Sister Song'

 

 

 

우피 골드버그는 셀리 역할로 스크린에 데뷔해 단숨에 관객의 심금을 울립니다.

 

말수가 적고 수동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그녀의 눈빛과 몸짓은 인물의 감정을 응축된 에너지로 전달합니다. 그 절제미는 곧 고통의 깊이를 반영하며, 실리라는 인물이 관객과 직접 교감하도록 돕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소피아 역을 맡아 그야말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선사합니다. 그녀는 백인 사회와 남성 중심 사회 모두에 맞서는 강인한 여성으로서, 흑인 여성의 다층적인 감정과 투쟁을 생생히 구현합니다.

 

 

 

다만 이 작품은 제작 당시 일부 흑인 비평가들과 활동가들로부터 몇 가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백인 남성인 스필버그 감독이 흑인 여성의 경험을 온전히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존재했습니다. 또한, 남성 캐릭터들, 특히 대니 글로버가 연기한 ‘미스터’가 과도하게 단선적으로 악역화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실리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주관적 서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개인의 성장과 회복에 초점을 맞춘 서사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필버그는 영화 속에서 미스터를 악당이 아닌 폭력적인 아버지 세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했고 미스터를 연기한 대니 글로버는 셀리와 네티를 떨어트리게 하는 장면을 찍는 것은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보랏빛(Color Purple)’은 단순한 색이 아닙니다.

 

제목 <칼라 퍼플(Color Purple)>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두고 과거에는 보라색은 귀족들의 색깔로 아무나 입을 수 없었고

귀한 것과 존중받는 것을 연상시키지만

 

그것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를 상징합니다. 삶이 아무리 어두워도,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영화의 중심 메시지가 이 보랏빛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셀리에게는 인생의 보라색이란 그렇게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못되고 오히려 남편에게 얻어맞아 부어오른 자국이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걸 보면 셀리에게 보라색은 공포 그 자체고 천박하고 무서운 것이었지만

 

그녀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라색의 진정한 '귀함'을 알려주는 건 영화 마지막 장면인 동생과 재회를 통해서였고 이처럼 보라색은 이 영화의 명과 암을 모두 보여주는 제목입니다.

 


 
1500만 달러로 만들어져 전세계에서 1억 4200만 달러(북미 흥행은 9417만 5854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고 당시 최고의 오락 영화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스필버그가 상업 영화가 아닌 장르를 처음으로 도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스필버그의 섬세하고 인물간의 맥을 잃지않는 연출과 우피 골드버그, 대니 글로버의 명연기는 제5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11개부문 노미네이트로 이끌었으며

1986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자 우피 골드버그

 

세계적인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1985년 최고의 영화라는 "위대한 영화"평을 주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첫 오스카 작품상이 주어질 절호의 기회였지만 놀라운 결과가 나왔는데 경쟁작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무려 7개부문을 독식하며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을 쓸어갔고

 

<아웃 오브 아프리카> 리뷰 참고

 

 

<칼라 퍼플>은 단 1개의 오스카 트로피도 얻지 못함으로써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부문에 후보에 오르고 단 한개의 수상도 하지 못한 첫번째 작품으로 기록됩니다.

 

 

 
11개 부문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감독상은 아예 후보로 조차 못 올랐다는 사실은 당시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상업 영화로 잘 나가던 스필버그와 감추고싶은 미국의 어두움을 묘사하고 더욱이 흑인 배우들이 주된 작품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었고 이런 점을 봤을때 이러한 재앙적인 수상결과는 어느 정도 예고된 상태였고 이런 말도 안되는 결과에 대해서 스필버그는 "이게 미국의 현실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촬영 당시 조연으로 출연했던 명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와 스필버그

 
 

 

이후 스필버그는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화중 하나로 꼽히는 <쉰들러 리스트>로 1994년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미술상을 수상함으로써 오스카 무관의 한을 끝냅니다.

 

<쉰들러 리스트> 리뷰 참고

 

1994년 오스카 최우수 감독상 수상자 스티븐 스필버그

 

 

 
스필버그가 거의 모든 작품을 함께 했던 현존 최고의 영화 음악가 존 윌리엄스와 처음으로 음악을 함께 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존 윌리엄스> 참고
 

 
 
 
<칼라 퍼플> 최고의 명장면 1

 


<칼라 퍼플> 최고의 명장면 2

 

 
<칼라 퍼플> 최고의 명장면 3  

 

 

 

<칼라 퍼플>은 억눌린 여성의 목소리가 어떻게 피어나고, 연대를 통해 어떻게 다시 삶을 일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휴먼 드라마입니다.

 

단순한 ‘피해자 서사’가 아닌, 치유와 자각, 용서와 사랑을 향한 강렬한 여정입니다.

 

이는 단지 흑인 여성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 존재가 겪는 억압과 해방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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