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추억의 명화 리뷰/60년대

<졸업> 로빈슨 부인, 저를 유혹하시는거죠. 그렇죠?

로더리고 2025. 7. 1. 21:00


졸업 The Graduate , 1967 제작

 
미국 | 로맨스/멜로 외 | 2020.02.13 (재) | 15세이상 관람가 (재) | 106분 (재)
 
감독 마이크 니콜스
 
출연 더스틴 호프만, 앤 밴크로프트, 캐서린 로스, 윌리엄 다니엘스

 

 

 

 


미국의 소설가 찰스 웨브가 1963년에 발표한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졸업>은 <워킹걸>, <클로저>의 故 마이크 니콜스 (1931~2014) 가 연출,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배우중 하나인 더스틴 호프만, 당대 연기파 배우 앤 밴크로프트가 주연한

 

<더스틴 호프만 전기> 참고

 

더스틴 호프만, 앤 밴크로프트 그리고 마이크 니콜스

 

1960년대 미국 중산층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가득한 1960년대 최고의 미국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의 기수 역할을 한 걸작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시나리오, 카메라 워크, 화면구성, 연출, 음악 등 영화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가장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면서 1967년에 개봉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소재가 쓰였는데 알몸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농염하고 섹시한 장면을 선보인 세련되고 현대적인 연출과 편집 덕분에 5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봐도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귀가한 젊은 청년 벤자민 브래독은 가족과 주변의 기대 속에서 찬란한 미래를 약속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무력함과 공허함 속에 빠져 있습니다.

 

그는 친구의 어머니인 로빈슨 부인과의 불륜에 빠지게 되고, 이후 그녀의 딸 일레인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만, 과거의 죄와 사회적 제약은 그를 얽매기 시작합니다.

 

결국 벤자민은 일레인의 결혼식장에서 그녀를 납치해 도망치고, 두 사람은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 두 사람이 웃음을 멈추고 점차 불안한 표정으로 바뀌는 그 순간, 관객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력한 청춘과 시대의 경계에 선 젊음의 초상
 

<졸업>은 단지 사랑과 불륜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1960년대 미국 사회,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혼란, 반항, 정체성 상실을 가장 날카롭게 표현한 영화 중 하나입니다.

 

벤자민은 세상이 정해준 레일 위를 달리기를 거부하는 청년입니다. 그는 부모 세대의 안락한 삶, 성공 지향적 가치, 물질적 풍요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반면 로빈슨 부인은 성욕과 권력, 자기불만의 복합체로 표현되며, 당시 여성의 억압된 욕망과 피로감을 상징합니다.

 

영화는 중산층의 모범적인 삶이라는 외피 속에 숨은 무의미와 위선을 드러내며, 청춘의 존재론적 불안을 유머와 감정으로 교차시켜 전달합니다.

 

 

 

국내에서는 1967년 당시의 한국 사회문화계의 변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예시를 만들어 준 영화로 평가받으며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회적 분위기가 굉장히 경직되고 보수적이어서 1971년 개봉 당시 모녀지간인 일레인 로빈슨과 로빈슨 부인의 관계를 이모와 조카 사이로 수정한 자막을 삽입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을 크게 순화했고 평론가들의 입방아에도 자주 올랐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사회가 급격히 개방적으로 변함과 더불어 이런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가 점차 자유롭게 용인되기 시작했으며, 국산 영화에서도 자극적인 성인 영화가 활발히 제작되게 만든 미국을 넘어 한국 영화계에도 큰 영향을 끼친 희대의 걸작입니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감독으로서의 언어를 전례 없이 과감하고도 현대적으로 구사하였습니다.

 

수영장 → 침대 → 수영장 → 호텔 등으로 이어지는 매끄럽고 반복적인 몽타주는 벤자민의 혼란한 내면과 무료한 삶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벤자민을 유리창, 수조, 문 틈 등 무언가에 가로막힌 공간에 배치하는 연출은 그가 세상과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입니다.

 

결혼식장 장면에서 십자가 모양의 구조물 사이로 그를 프레이밍하는 컷은, 그의 도전이 사회적·도덕적 억압에 맞서는 행위임을 암시합니다.

 

 

“The Sound of Silence”, “Scarborough Fair”, “Mrs. Robinson” 등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음악이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들의 주옥같은 곡들은 영화내내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만들며 그 자체로 감정의 내레이션이 됩니다.

 

<졸업> OST

 

'The sound of silence' by Simon & Garfunkel

 

“The Sound of Silence”는 벤자민의 내면에서 사회와 단절된 고요한 절규를 상징하며, 영화가 가진 서정성과 비애를 더합니다.

 

 

'Mrs. Robinson' by Simon & Garfunkel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벤자민은 당시 주류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비표준적 남성 주인공이었습니다.

 

키가 작고 평범한 외모, 확신 없는 태도, 말수가 적고 소심한 성격. 하지만 이러한 인물성이야말로 당시 젊은 세대가 가진 정체성 혼란과 시대적 소외감을 정확히 대변하였습니다.

 

벤자민은 고뇌하거나 열정적으로 싸우지 않습니다. 그는 방황하고 망설이며 우연히 밀려가듯 선택하지만, 그 속에 담긴 불확실함의 진실성이야말로 영화의 핵심입니다.

 


  
 주인공이 소꿉친구인 '일레인 로빈슨(캐서린 로스)'의 어머니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과 불륜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로 유명하며 연상의 여성이 연하의 남성과 가진 불륜이라는 점에서 다른 방향으로 획기적이라는 평을 받았고 

 

특히 167cm의 더스틴 호프먼보다 로빈슨 부인을 맡은 173cm의 앤 밴크로프트가 키가 더 컸기 때문에 더욱 팜므 파탈적인 면모가 돋보였고 '로빈슨 부인' 은 전혀 다른 의미로 팜 파탈을 가리키는 상징으로 거듭났는데, 오늘날까지도 연상의 여성이자 아름다운 유부녀와 젊은 남성의 불륜 관계를 가리키는 사회적인 형용사를 '로빈슨 부인' 으로 호칭할 정도이고 특히 로빈슨 부인이 벤자민을 유혹하며 스타킹을 천천히 벗는 장면은 한 시대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으며 이후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되었습니다.

 

 


더스틴 호프만의 어리숙함 ,

 

앤 밴크로포트의 관능미,

 

캐서린 로스의 풋풋함 등

각각의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그동안 무명 시절을 보내다가 이 작품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더스틴 호프만은 풋풋하면서 어리버리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대해 느끼고 배우면서 성숙해져가는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기가막히며 연기해냅니다.

 

 

 

앤 밴크로프트가 연기한 로빈슨 부인은 당시 기준으로 도발적이고 복잡한 여성상이었습니다.

 

단순한 유혹자가 아닌,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냉소와 절망, 그리고 성적 욕망이 공존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벤자민을 지배함으로써, 자신의 상실감과 외로움을 채우려 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딸과 벤자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극도로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녀는 당시 헐리우드 영화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중년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었습니다.

 

 


1968년 제4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각색상,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마이크 니콜스는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제40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감독상 수상자 마이크 니콜스

 

1997년 미국 영화 연구소 AFI 선정 100대 영화 선정 7위, 2007년 미국 영화 연구소 AFI 선정 100대 영화 재선정 17위 등 할리우드 역사상 손꼽히는 걸작중에 걸작으로 여겨집니다.


 
 
이와 같은 평단의 엄청난 찬사와 함께 당대 극장 흥행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당시 기준으로도 그렇게 큰 제작비라고 볼 수 없는 300만 달러로 촬영되어 1억 달러를 벌어들여 1967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그것도 2위와 약 1.8배 이상 차이나는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것이며, 해외 흥행까지 추산해 2억 달러가 넘으며 이 정도로 흥행과 평론 모두 성공적이었던 60년대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캐스팅 관련 비화로도 유명한데, 가장 유명한 것은 주인공인 벤저민 브래독 역을 맡을 남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며 당시 감독은 주인공 역할로 미남이자 톱스타였던 워렌 비티와 로버트 레드포드 중 한 명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비티는 이미 영화 보니와 클라이드에 출연 중이었기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고, 로버트 레드포드는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잘생긴 레드포드에게서는 주인공 벤저민의 루저스러움이 잘 나타나지 않아서 하차시켰고 결국 무명이었던 더스틴 호프만이 낙점됩니다.

 


 

<졸업>은 1960년대 후반 미국의 문화적·세대적 전환기를 예민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뉴 할리우드(New Hollywood)의 시작을 알리는 기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이지 라이더>, <택시 드라이버> 등 다양한 사회 비판 걸작들이 이 영화의 유산을 이어갑니다.

 

 <택시 드라이버> 리뷰 참고

 

 

 


극중 21세인 벤자민 역의 더스틴 호프먼과 40대의 로빈슨 부인 역을 맡은 앤 밴크로프트의 실제 나이는 그다지 차이나지 않았는데 촬영 당시 호프먼의 나이는 이미 30세였고, 로빈슨 부인 역의 밴크로프트가 36세로 단 6살 차이였고 주인공의 여자친구인 일레인 로빈슨 역을 맡은 캐서린 로스의 나이는 27세였습니다.


 

 

작중에서 호프만이 몰던 '알파 로메오 스파이더'도 이 영화속 출연으로 알파 로메오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졸업> 최고의 명장면 1

 

"Mrs. Robinson, you're trying to seduce me. Aren't you?"

로빈슨 부인, 저를 유혹하시는거죠. 그렇죠?

 

 

<졸업> 최고의 명장면 2

 

결혼식장 난입, 신부 강탈후 도피라는 상당히 로맨틱한 결말로 유명하지만 버스 뒷좌석에서 웃으며 도망치던 벤자민과 일레인. 그러나 웃음은 곧 멈추고, 그들의 표정은 점차 불안과 침묵으로 변합니다. 이는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청춘의 저항이 과연 어디로 나아갈 수 있는가, 사랑 이후의 삶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관객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이 장면은 미국 독립영화 정신의 선취로 평가되며, 열린 결말(open ending)의 모범으로도 꼽힙니다.


 정작 버스 안에서 서서히 변하는 두 사람의 표정은 정말 우울해보이는데 버스 안에서의 두 사람의 표정이 웃음기가 사라지는 부분과 그 장면에 삽입된 OST <The Sound Of Silence>의 가사가 '공허함'을 노래하며 영화 중반부에서 로빈슨 부인이 했던 "일탈의 대가로 원하지도 않은 결혼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대사 또한 결과적으로 그녀와 똑같은 길을 걷게 될 두 사람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며, 이런 결말을 통해 흔해빠진 로맨스 영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걸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 엔딩 장면은 의도된 연출이 아닌 NG였고 배우들이 서서히 굳어지는 표정을 보인 이유는 그냥 감독이 컷 사인을 잊어버리고 계속 촬영을 하고 있길래 배우들도 당황해서 서로 뻘쭘한 상태로 신호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는데 막상 이 NG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촬영분이 마음에 들었던 감독이 음악의 싱크를 이 장면의 길이에 맞추도록 편집해서 본편에 넣었고 이 결정은 결말의 의미를 180도 바꾸면서 불멸의 명작이 됩니다.

 

 

 

<졸업>은 청춘의 상실감,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을 유머, 감성, 비판으로 버무려낸 기념비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그 결말이 말하듯 우리 모두가 여전히 다음 삶의 페이지를 어떻게 열어야 할지 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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