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Heat , 1995 제작
미국 | 범죄 외 | 2017.11.09 (재) | 청소년관람불가 (재) | 170분 (재)
감독 마이클 만
출연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발 킬머, 존 보이트 , 톰 시즈모어
<히트>는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라는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배우 두 명이 동시에 출연한 몇 안되는 작품이자 <라스트 모히칸>의 마이클 만이 감독한 90년대부터 2020년대인 지금까지도 가장 탁월한 범죄 영화로 손꼽히는 남자에게 있어 자신의 업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남성 전용 블루 스킨 같이 진하고 강렬한 걸작 범죄 느와르 영화입니다.
<라스트 모히칸> 리뷰 참고
<히트>는 범죄 스릴러의 외형을 지닌 채, 인간 내면의 허무, 프로페셔널리즘의 고독, 선택과 운명의 잔혹함을 탐색하는 깊이를 갖추고 있으며 단순히 범죄와 경찰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넘어, 이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자기 정체성을 ‘일’로 증명하는 남자들의 초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 두 전설적인 배우가 처음으로 한 장면에서 마주 앉은 이 영화는, 영화사적으로도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습니다.
LA 경찰국 강력계의 빈센트 한나(알 파치노) 반장은 두 번의 이혼 경력과 순탄치 않은 세 번째 결혼생활로 불안하고 우울한 일상을 이어간다. 어느 날 특급 우편 차량을 급습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호송 요원 세 명이 무참히 살해되자 한나는 특유의 예리한 감으로 닐 맥컬리(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를 찾아낸다. 자신의 팀원들을 가족처럼 보살피는 빈틈없는 프로 범죄자 닐은 자신을 쫓는 한나를 비웃듯 따돌리고 닐의 용의주도하고 프로페셔널한 면모에 한나는 닐에 대한 관심과 승부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LA를 무대로 활동하는 냉철한 강도단 리더 닐 맥컬리(로버트 드 니로)와,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LAPD 강력계 형사 빈센트 한나(알 파치노).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극단적인 집중력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입니다.
닐은 “세상에 미련을 두지 마라.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살며, 자신의 삶에 감정적 관계를 철저히 배제합니다.
반면 빈센트는 일에 몰두한 나머지 가정이 파탄 직전에 이르고,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두 남자의 삶이 어떻게 평행선을 그리며 겹쳐지는가, 그리고 결국 서로의 거울이 되어 어떻게 비극적 숙명에 이르는가를 보여주는 휴먼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마이클 만은 도시를 하나의 무표정한 메타포로 그립니다.
차가운 색감, 무채색 조명, 광활한 야경과 거리의 침묵은 영화의 정서를 대변합니다. 특히 LA의 야경을 배경으로 한 닐과 아이디의 장면은, 현대인의 고립감과 탈감정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또한 영화의 액션 장면들은 스펙터클보다는 현실적 밀도와 청각적 사실성을 추구합니다. 유명한 ‘은행 강도 후 도심 총격전’ 장면은 탁월한 사운드 디자인과 사실적인 총성, 도시 공간의 활용으로 인해 장르 영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총격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마이클 만은 범죄를 낭만화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존재론적 고뇌를 시적인 리듬감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히트>의 주제는 단순히 선과 악, 경찰과 도둑의 이분법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우리가 선택한 삶이 곧 우리 자신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닐과 빈센트는 모두 자신의 삶에서 감정보다 임무를 우선시하며, 그로 인해 삶의 다른 측면에서는 파괴와 상실을 겪습니다. 이들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지만, 그 이해가 가능한 순간에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걸었기에 이해는 곧 비극이 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닐이 쓰러진 후 빈센트가 그의 손을 잡는 순간은 승자와 패자의 구분을 넘어선 인간적 연민의 표현입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만든 세계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그 끝은 공허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남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최고의 경찰과 최고의 범죄자간의 서로 쫓고 쫓기는 사투를 그린 느와르 영화이나, 그 과정에서 그들의 가족, 여자, 동료들과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자연스레 그려내는 것을 통해 관객들에게 '남자에게 있어 과연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습니다.
영화사 역대 최고의 배우들인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출연함에도 스크린에 동시에 출연하는 것은 겨우 몇 분밖에 안되지만 이 연기의 신들의 연기 대결은 명불허전입니다.
<알 파치노 전기> 참고
<로버트 드 니로 전기> 참고
닐 맥컬리는 극단적으로 통제된 인간입니다.
감정을 억제하고 철저히 ‘직업’에 충실하지만, 아이디(에이미 브레넌먼)라는 여성과의 만남을 계기로 그 규율이 흔들립니다. 드 니로는 절제된 표정과 섬세한 동작으로 닐의 내면을 정제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빈센트 한나는 열정적이고 감정적인 형사입니다.
그는 ‘잡는 것’ 외에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며, 가정과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잃어갑니다. 알 파치노는 강렬하면서도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폭발적 연기력으로 완성합니다.
이 두 인물은 서로 적대적이면서도 묘한 유사성을 지닙니다. 각자의 세계에서 ‘완전함’을 추구하지만, 정작 그 완전함이 인간으로서의 결핍을 낳는다는 점에서 거울상처럼 닮아 있습니다.
두 배우가 커피숖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에서 피도 눈물도 없을거 같은 악당같지만 그의 소소한 일상을 보면 여타 다른 일반인과 다를거 없으며 그 또한 그냥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인간미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두컴컴한 밤하늘 아래에 방금 막 혈투를 마친 두 남자가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카메라가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데, 그 몇초동안 가슴이 먹먹해지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역대 모든 미디어 사상 최고의 시가전이자 총격전 장면
과장되지 않은 깔끔하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장면과 인물간 감정 묘사가 탁월하며 특히 현장감과 긴장감이 최고조인 시가전 총격 장면은 역사상 최고의 총격 장면이자 총격 장면의 기준은 이 작품의 전과 후로 나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자 하이라이트인 은행털이 장면은 이제까지 미디어에서 묘사한 시가전, 총격전 장면중 단연 최고봉으로 꼽히며 현장에서 그대로 녹음한 총성을 써서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서 들려주던 후처리된 총소리와는 차원이 다른데 공기를 찢어가르는 잔향음과 오히려 배경음악이 없어 적막함과 귀를 때리는 총성이 마구 울려퍼지는 생생함은 마치 그 길거리에 있는 듯 한 현장감을 만끽시켜줍니다.
'시엘리스(발 킬머 분)'가 차량 사이에 엄폐중 전후방을 번갈아가며 마구 제압사격을 가하는 장면에서 그가 카빈을 침착하고 신속하게 재장전하는 장면은 미군에서 교관이 교육생들에게 틀어주는 수준이며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의 총기 파지법도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됩니다.
워낙 인상 깊은 총격장면이라 다양한 매체에서 이를 오마주했고, 이를 모방한 범죄도 몇 번 벌어졌는데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졌던 북할리우드 은행강도 사건의 은행강도 래리 필립스와 에밀 마타사레누가 이 영화를 참조했고
한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 수방사 초병들의 K2 소총을 탈취해서 은행강도를 벌였던 강도들도 경찰들의 조사에서 이 영화를 참조했다고 진술했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촬영 시작 전에 <다크 나이트>의 모든 스테프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었고 도입부에서 조커의 은행강도 장면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
역사상 상업적으로 판매된 모든 미디어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게임 <GTA 5 (Grand Theft Auto V)>도 보석상 작업에서 정면돌파 루트를 선택하면 복면과 정장,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보석상을 터는 연출이 나오는데 현금후송차를 터는 미션 중 크레인차로 들이받아 넘어뜨리고 뒷문을 폭약으로 날려버리는 시퀸스는 <히트>에 나오는 장면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게임내 주인공들의 외모등 상당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실화를 바탕이며 빈센트 해나의 모델이 되었던 경찰 척 아담슨이 자문을 맡았는데 최고의 범죄자 역인 닐 멕컬리는 실존 인물로, 트레일러 안의 소음으로 잠복을 들킨 것이나 식당에서 일대일로 나눈 대화 등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이며 맥컬리는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맥닐 감옥으로 이송되는데, 이건 영화에서도 알 파치노와 식당에서 대화중에 언급이 됩니다.
알카트라즈는 영화에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교도소인 '폴섬'으로 바뀌었는데, 1962년에 석방되자마자 그는 예전 동료들과 강도계획을 세우고, 마이클 파릴리와 윌리엄 핀커튼이라는 인물이 닐과 합류했는데, 이들은 볼트 커터랑 드릴을 가지고 다이아몬드 천공기 제조회사를 털었는데 영화에서 빈센트 한나가 경찰이랑 같이 닐 맥컬리가 저지르는 범죄현장 근처 트레일러에 매복했다가 들키는 장면이 그 범죄행각을 각색한 것입니다.
빈센트 한나가 영화에서 닐 맥컬리를 범행 전에 먼저 만나 이야기한 것처럼, 실제 인물이였던 척 아담스도 닐과 만나서 닐이 예전 동료들과 다시 움직인다는 걸 알고는 닐에게 정확하게 경고를 하지만 닐도 만만한 인물은 아니라서 그에게 쫄지 않고 맞받아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영화속 빈센트 한나와 닐 맥컬리가 식당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대사에 쓰였습니다.
<히트> 최고의 명장면 1
<히트> 최고의 명장면 2
<히트> 최고의 명장면 3
“강도와 형사가 아닌, 고독한 두 인간이 도시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비극의 교차점.”
<히트>는 범죄 영화의 외피를 빌렸지만, 그 안에는 인간 존재의 공허함, 자기 정체성과 삶의 선택에 대한 통찰이 깃들어 있습니다.
마이클 만의 연출은 감정의 과잉 없이도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드 니로와 파치노의 연기는 그 서사를 완벽하게 지탱합니다.
이는 단순한 ‘범죄물’이 아닌, 현대 도시 인간의 고독과 윤리적 선택을 성찰하는 영화적 시(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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