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킹 The Fisher King , 1991 제작
미국 | 코미디 외 | 1993.09.04 개봉 | 15세이상 관람가 | 138분
감독 테리 길리엄
출연 제프 브리지스, 로빈 윌리엄스, 아만다 플러머, 메르세데스 룰
<피셔 킹>은 <12 몽키즈>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이 <몬티 파이선과 성배>라는 작품에 이어 만든 성배 관련 영화 중 두 번째 작품이며 감동과 힐링을 대표하는 천상 배우 로빈 윌리엄스와 <크레이지 하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명배우 제프 브리지스가 주연한 사람간 배려와 따뜻한 마음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명작 휴먼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이 서로의 삶에 스며들며 점차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테리 길리엄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감성으로 그려냅니다.
잭(제프 브리지스)은 뉴욕의 메이져 방송국의 잘 나가는 유명 DJ. 어느 날 그의 청취자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무심코 대답해 버리고, 그 대답을 들은 청취자가 식당에서 총을 난사, 5명이나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깊은 좌절에 빠져 날마다 허드슨 강가를 헤매는 잭은 노숙자들을 비난하는 젊은이들과 맞부딪쳐 위기에 빠지는데 패리(로빈 윌리암스)가 나타나 도와주게 된다. 잭은 패리가 3년 전, 한 남자의 총에 처가 살해된 후 정신 이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괴로워하다 패리의 정신을 찾아주려는 노력하게 되는데...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에 놓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밀도있게 그려지고 있고 상처받은 자에게도 구원과 희망은 있으며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세지가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와 제프 브리지스의 명연기를 통해 마음속 깊숙히 울려지며 남의 인생을 올바르게 되돌리려다가 결국 자신의 인생이 올바르게 된다는 교훈이 밝고 따뜻하게 전달되는 작품입니다.
상처와 구원의 미학, 그리고 판타지로 그린 인간의 내면
이 영화의 중심에는 ‘성배 전설’이라는 고전적 서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패리는 상처 입고 무너진 피셔 킹(Fisher King)의 현대적 은유이며, 잭은 성배를 찾아 그를 구원하는 기사와 같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이 고전을 현대 도시 뉴욕의 문맥 안에서 재구성함으로써, 고전 신화가 오늘날 인간 내면의 회복과도 깊게 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 속 등장하는 붉은 기사(Red Knight)는 PTSD와 정신적 고통의 시각적 은유로 볼 수 있습니다. 이 환각은 단순한 판타지 장치가 아닌, 패리가 겪는 트라우마의 실체이며, 이를 통해 감독은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상처’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유도합니다.
<피셔 킹>은 정신 이상자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치우치지 않고 제정신인 사람의 시각 또한 놓치지않고 균형있게 잘 잡음으로써 지나치게 터무니 없는 판타지도 아닌, 지나치게 무거운 드라마도 아닌 유머보다는 감동이 더 크며 눈물보다 웃음이 더 큰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비주얼적 상상력을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상상과 트라우마를 섬세한 영상 언어로 담아냅니다. 특히 기차역에서의 왈츠 장면이나 붉은 기사의 환상 등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테리 길리엄식 미장센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그는 단순한 휴먼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심리와 정서를 신화적 구조 안에서 풀어내며, 장르적 경계를 허문 독특한 영화적 언어를 완성하였습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작품에서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의 연기는 광기와 천진함, 고통과 희망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관객에게 진한 감정의 파장을 전달합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의 연기는 단순한 캐릭터 재현을 넘어 하나의 ‘상징적 존재’로 승화됩니다.
제프 브리지스 역시 잭 루카스 역할을 통해, 이기적인 인물이 어떻게 인간적 회복에 이르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두 배우의 감정선이 맞닿는 장면들은 영화의 정서적 중심축이 되며, 작품 전체에 깊이를 더합니다.
제작비(2400만 달러)의 3배 정도를 벌어들였고 평단의 평가 역시 우호적인 편으로 특히 로빈 윌리엄스의 광인 연기가 호평을 받았으며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이후 <토이즈>,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 을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최고의 가족영화 배우로서 입지를 굳힙니다.
이 작품은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주연들 못지않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메르세데스 룰은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제목 피셔 킹(어부 왕)은 '아서왕' 전설의 일부분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사용했다는 성배와 관련이 있는데 심한 상처 때문에 낚시 밖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어부 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늙은 왕이 퍼시벌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이며 이 왕이 간직하고 있던 잔이 바로 성배입니다.
<피셔 킹> 최고의 명장면
《피셔 킹》은 단순히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마주하고, 또 함께 아파하며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사랑, 용서, 인간애라는 주제를 판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한층 더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구원’의 개념을 외부에서 오는 기적이 아닌, 타인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교류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관객 각자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계기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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